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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타임이 끝나 바쁨의 피크가 지나갔을 무렵, 카페  점내에 도기가 깨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 죄송합니다! "

 

손님이 돌아간 자리를 치우고 있을 때, 부주의로 그릇을 마루에 떨어뜨려버린 것이리라.

 

헬레나는 주위의 손님에게  사죄하고 있었다. 

 

식기를 깨뜨린 건 오늘만 해도 세번째.

 

깨진 도기의 파편을  치우는게  끝난 헬레나는, 손님에게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우.. 한숨을 토해냈다. 

 

그 모습을 보고 리사는 걱정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만 카페는 오늘도  매우 바빠,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었다. 

 

그 후  헬레나는 어떻게든 기운차려, 무사히 영업을 끝냈다. 

 

" 헬레나  괜찮아? 왠지  오늘은 평소와  다른  것 같던데... 컨디션이라도 나쁜거야? " 

 

폐점후 주방에서 뒷정리가 일닥란된 리사가  홀에 있던 헬레나에게  다가가, 그렇게  물어왔다.

 

" 리사씨.. 오늘은 죄송해요. 식기를 세개나 깨뜨려 버려서... " 

 

" 그건 괜찮아. 아, 깨뜨려도 된다는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무슨 일 있어? "

 

헬레나는 종이 넵킨을  개던 손을 멈추고, 리사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 리사씨 오늘 조금 지간있으신가요? 상담하고 시픈게 있어요.  "

 

리사는 쾌활히 승낙하며,  주방으로  돌아가  지크에게  먼저 가겠다고  전했다. 

 

 

 

 

 

카페 2층

 

거기엔 이전 점주 부인이 주거로서  사용했으나, 지금은 스텝의 휴식처나 기품의  창고로서  사용하고  있다. 

 

일찍이 거실이었던 방에는  휴식용의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져 있어,  리사와 헬레나는  거기서  서로 마주보며 앉았다. 

 

헬레나는 열일곱살.

 

이 세계에선  성인 연령이나, 리사가 있었던  세계에선 미성년에 해당해, 왠지 모르게  솔을 마시게  하는건 꺼려졌다. 

 

무엇보다 심각해  보이는 듯한 고민을  듣는 것이니 멀쩡한 상태인 편이 좋을 것 같아, 리사는 릴렉스 효과가 있는 차를 내왔다. 

 

" 그래서, 무슨일이야? "

 

차를 마시지 않고  그저 티  컵의 손잡이를 잡고  흔들고  있던 헬레나는 후우... 한숨을 쉬고서  컵을 놓고 얼굴을 들었다.

 

" 리사씨는, 결혼 같은걸 생각하고 있나요? "

 

" 헤? "|

 

자기보다 6살이나 젊은 헬레나의 입에서 갑자기 결혼이라는 말이 나와, 리사는 너무 놀란 나머지 이상한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 결혼이라니... 아니 물론 언젠가는  하고싶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상대가  있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거니깐...  뭐야, 헬레나는 결혼하고 싶어? "

 

살짝 얼버무리듯이 물어본 리사는, 헬레나의 표정이 흐려진채였기에 실언이었나? 하고  생각했다.

 

" 저기  리사씨가 있던 세계에선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에선 성인이  된다면 곧바로 결혼하는 애도  많아요., 그렇다고할까 말하기 어렵지만, 리사씨의 연령에서는 독신인 사람은 드물어요. "

 

" 성인이 되고  곧바로 라니.... 에  열여섯살에 결혼? 이르지 않아? "

 

" 열여섯살에 혼약해서  열여덟살부터 스물살 정도 사이에  결혼하는게 일반적이니까요. "

 

" 확실히.. 원래 있던 세계에서도  법률적으론 열여섯살에 결혼 할 수도 있지만..  "

 

" 아, 그런가요? "

 

" 응 하지만, 그런 아이는 정말로 드물어서 대부분 이십대에 해버려, 만혼화로 삼십넘어서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지만 "

 

" 헤에 "

 

" 그럼 헬레나도 결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거구나 "

 

" 결혼하고 싶다고 할까... 결혼하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어요.  ":

 

" 에에! 헬레나 남자친구 있어?! "

 

" 네. 최근 그다지 잘 지내기 못햇지만요 "

 

" 혹시  오늘 상태가 이상했던 것도  그게 원인이야? "

 

" 네.. 그렇다곤 해요 이미 그와는 끝나버렸어요. 그래도.. 잘지내지 못한 이유가 납득가지 않는다고  할까.. 왠지 개운치 못해 여러가지 생각해버려서.. "

 

헬레나에게 그런 상대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리사는, 놀람과 함께 동요해버렸다.

 

그러나 상담을 듣는 측이  동요해서 어쩌겠냐고  생각해, 차가워진  차를 홀짝 마시고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던지 없었던지는 관계없이, 남자친구와  헤어질때는 적잔히 미련이 있을거라고  생각해 "

 

" 그건 알고 있지만요.. "

 

헬레나가 말하길, 그 남자와 헬레나의 집이 운영하는 체스터  빵집이 기울어질때에  사귀기 시작한것 같았다. 

 

집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며 괴로워하는 헬레나를 기운차릴수 있게 해준것.

 

체스터 빵집이 기울어진 건 카페 오무스비가 나온 것도 원인중 하나이기에 리사는 조금 죄악감을 가져버렸다.

 

그러나 헬레나의 입에선 카페에 대한 원망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기에, 리사는 살짝 안심했다. 

 

그와의 사귐은 헬레나가 이  가게에서  일하고 나서부터도 몇주간 이어져 왔다.

 

체스터 빵집이 경영을  다시 추스리고,  이전처럼 활기를 되찾았을 때도, 그는 기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일을 계기로 바뀌어 버렸다. 

 

장남인 그가 " 나는 가업을 잇지 않으면  안되니, 결혼을 한다면  물론 아내로 와주지 않겟어? " 하고 헬레나에게 말한 것이다. 

 

당연하다는 듯 말을 들을 헬레나는 놀라, 그만 " 어째서? " 하고  말해버렸다는 것. 

 

그는 장남이지만, 헬레나도 체스터 빵집의 한 명 분인 딸이다. 

 

그녀도 집안을 이을 입장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에게,  헬레나는 화가 났다.

 

그러나 머리에  피가 쏠린 그가 말한 생각지도 못한 말에 헬레나는 재기 불능해졌다. 

 

대를 이은 빵집이 망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아버지를 보고 있었던 헬레나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말ㄹ이었다. 

 

게다가 그렇게나 가까이서 집안에 대해  걱정해줬던 그가, 본심은 그런걸 생각하고 있었냐며 배신당한 기분도 들었다. 

 

말해버리고  나서, 그도 실수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무심코  말해버렸을 뿐으로 본심이 아니라고 말을 고쳐 보려했으나, 그날부터 두사람의 관계는 삐걱거려, 어젯날에 결국 헤어져  버렸다. 

 

" 차마 볼 수 없었던 아버지가, 억지로 가게를 잇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어요. 물론 제 남편이 될 사람이 집안을  이어준다면 기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요.  "

 

" 그렇구나.. 그런일이 있었구나.. "

 

도중에  울것 같으면서도 헬레나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 모습에서  후회와  분노, 불안 그리고 참을 수 없다는 듯한 여러가지 감정이 드러났다. 

 

" 지금 생각해 보면, 신부로서  와주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제가 조금 더 신중한 단어를 골랐다면, 그도  그런 걸 말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지금와서 말해봤자 돌이킬 수 없지만요. "

 

그렇게 말하고  헬레나는 힘없이 웃었다. 

 

만약 그랬다면... 을 생각해 봐도 의미는 없지만, 그와의 이별의미래가 없엇을지도 모른다고, 헬레나는 그만 생각해 버렸다. 

 

그의 말에  상처를 입었다곤 하나, 마음 속 깊이 싫어하게 된 것은 아니다. 

 

헬레나가 괴로워 할때에 지탱해준 건 틀림없이 그였는데다, 빵집이 다시 일어섰을 때 기뻐해준 것도  거짓은 아니었을 터다.

 

" 잘 해내갈 수 없는 거구나 하고 생각해서.. "

 

헬레나는 외로운듯 중얼거렸다. 

 

그러고 완전히 차가워져버린 차를 한입 마신 후, 다시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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