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지크는 문병을 하기 위해 리사의 집으로 향했다.
평소 싹싹한 태도에서 그만 잊어버렸지만 리사는 귀족의 영애다.
그녀가 살고 있는 거대한 저택을 보고 그사실을 몸저리 뼈저리게 느꼈다.
정문에서 이어진 석조바닥.
그 좌우에는 아름답게 정돈된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화단에는 초여름스러운 짙은 색의 꽃들이 눈부시게 피어있었다.
그 풍경을 보고 조금 긴장을 품게 된 지크는 현관의 문의 금속제 노커를 두드렸다.
이윽고 문을 연 건 어제 리사가 쓰러졌다는 것을 전하러 온 시녀였다.
그녀도 지크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문병하러 왔다고 전하자 곧바로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응접실에서 기다려달라고 말을 들어 가지고 온 물건을 먼저 그녀에게 건네줬다.
빈손이라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 감귤계의 과일을 써서 젤리를 만들었다.
젤리라면 식욕이 없더라도 먹을 수 있지 않을 가 생각한 것이다.
막 여섯살이 된 여동생에게 시식을 부탁해보니 맛있다고 말해주었기에 맛은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차갑게 보존해 달라고 전해주자, 시녀는 시원스레 받아들였다.
잠시 있자, 아까 전 보다도 나이든시녀가 찾아와 리사의 방으로 안내해줬다.,
좋아하는 여성의 방이라고 생각하자 신중치 못하게도 동요해 버리고 말았다.
지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시녀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서 반신을 일으켜 있던 리사는 지크를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 지크 군 찾아와 줘서 고마워 "
생각한 것보다 건강해 보이는 모습에 지크는 조금 안심했다.
그러나 리사의 안색은 지금도 그다지 좋지 못햇다.
" 미안해 이런 차림이라서 "
부끄럽다는듯 말하며 겉옷을 고쳐입는 리사.
평소엔 빈틈없는 제복으로 몸을 감싸고 잇던 그녀도 지금은 잠옷차림.
기다란 흑발도 묶지 않고 풀어내리고 잇었다.
본 적 없는 차림의 그녀를 그만 응시해버릴뻔한 자신을 억누르며 지크는 몸상태에 대해서 물었다.
" 몸은 괜찮은 겁니까? "
" 어제보다는 꽤 좋아진것 같아. 열도 내려갔고, 의사선생님에게 진찰받으니까 피로와 수면부족이 원인이래... 그것보다 지금은 쓰러질때 부딪친 머리의 혹이 아프거나 할 정도야 "
아하하, 하고 농담을 말하며 리사는 웃었다.
" 어제는 카페의 영업, 힘내주었지? 잔뜩 폐를 끼쳐버려서 미안해 내일부터는 일주일정도 임시 휴업을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지크 군들 에게도 가끔은 쉬게 해주고 싶기도 하고 "
리사는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으나 그 얼굴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지크는 생각했다.
뭔가 싫은 예감이 들었다.
여기서 자신이 수긍해버린다면, 그녀는 어딘가 멀리 가버려버리지 않을까..
그것을 뒷받침하듯이 그녀는 지크에게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걸 마지막으로 입을 다물어 버렸기에 방에는 서먹서먹한 공기가 흘렀다.
할일이 없어 겉옷의 주름을 펴던 리사를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지크는 입을 열었다.
" 리사씨가 없는 동안엔, 제가 그 가게를 지키겠습니다 "
늠름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오자, 리사가 얼굴을 들었다.
" 리사씨는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만을 생각해주세요 "
지크의 푸른 눈동자는 할 마음으로 타오르고 잇었다.
압도당한 것 처럼, 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지크는 곧바로 저택을 나왔다.
왕궁의 뒷편에 위치한 주방.
거기에 리사가 돕기위해 다녔던 그곳을 지크는 오랜만에 찾아갔다.
만찬의 준비를 하는 주방은 소란스러웠고 열기로 가득했다.
그안에서 요리장의 모습을 찾아낸 지크는 그의 곁으로 일직선으로 향했다.
" 조리장 "
" 아? ... 어라 너는 리사 아가씨의 ... 분명 지크라고 했던가? 어째서 여기에? "
갑자기 찾아온 지크를 보고, 마키니스 요리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크는 머리를 숙이며 그에게 부탁했다.
" 부탁이 있습니다. 여기 요리사를 한명 빌려주실 수 없겠습니까? "
" 뭐라고? "
" 리사 씨가 어제 쓰러졌습니다 "
그렇게 말하자 조리장은 더욱 눈을 크게 떳다.
" 리사 아가씨가? 괜찮은 거냐!? "|
" 예 원인은 병이 아닌 피로와 수면부족인 것 같습니다 "
" 하ㅡ 그건 다행이구나, 그래서 카페의 손이 부족해졌다는 거로군 "
" 그렇습니다. "
마키니스는 후우 숨을 토해내고선 팔을 꼬며 신음했다.
" 으으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은 산더미같지만, 필요한건 즉시 전력이지? 견습생인 부하에게 가봐라고 해도 발목을 잡을 뿐이고.. "
" 조리장 제가 가겠습니다. 랄까 가게 해주세요 "
지크의 뒤에서 한명의 요리인이 나서왔다.
그 목소리를 듣고 지크로선 그게 누구인지 곧바로 알았다.
키스. 데린제일.
갈색 머리카락을 묶은 장신의 그는 이 주방에서 부조리장을 맡고있다.
자신보다도 한살 더 연상인 그를 지크는 호감이 가지 않았다.
키스의 말재간과 웃는 얼굴에 대부분 사람은 순식간에 마음을 허락해버린다.
그러나, 그 웃는 얼굴안에 차가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크는 처음부터 느껴 불신감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 키스인가... 너라면 뭐어 힘이 되어주겠지 "
요리장에게서 그렇게 말을 들어버렸으니 [ 다른 사람을.. ] 라곤 말할 수 없어 지크는 내심 혀를 찼다.
그러나 키스가 괜히 싫긴 하지만, 단 한가지 인정하는 것이 있다
그건 요리 솜씨다
키스는 지크보다도 요리 경력이 아득히 길며 경험이 풍부하다.
삼심대에 왕궁의 부주방장을 맡게 된 것도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카페의 조력자로서 그 이상의 인재는 바랄 수 없다.
그건 확실했다.
반발해오는 마음을 꾸욱 억누르며 지크는 싫어하는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 부탁드립니다 "
" 리사 아가씨를 위해서니까 "
그런걸 일부러 입으로 말하는 키스에 욱 하면서도 내일 출근시간 같은 연락사항을 사무적으로 전하고서 지크는 주방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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