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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사이로 방에 빛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이른 아침.

 

리사는 침대 안에서  누운 채 생각에 빠졌다.

 

ㅡㅡ뭘하고 있는 걸까,난..

 

며칠 전 리사는쓰러져버렸다.

 

원인은 피로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였다.

 

너무 뼈저리게  느껴졌기에, 심한 자기 혐오에 사로  잡혔다.

 

요리과에 대한 것.

 

 

왕태자와의 혼담에  대한 것.

 

그로인해 주목을 받아버린 것.

 

어느 한 가지의  고민도  해결되지 않은 채 새로운 고민이 생겨나고, 그대로수습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밤에여러가지 생각해버려 잠들지 못한날이 많았고, 식욕도  그다지 없었다.

 

낮에도 깨닫고 보면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그만 마켓 한복판에서  쓰러져 버린다는 실태를 범하고 말았다.

 

ㅡㅡ 지크군과 헬레나 괜찮으려나...

 

가작 폐를  끼쳐버렸을두 사람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해졌다.

 

 

애당초 세 명이서  어떻게든 돌아가게 하던 카페였다.

 

두명이서 돌아가게 하는  건 굉장히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지크는 병문안을 왔을 때  옆가게의  안젤리카가 도와주러 왔다고 말하긴했지만, 그대로 안정되진 못햇을 것이다.

 

 

괴로운 마음을 품은채  리사는 슬슬 일어나려고  천천히 반신을  일으켰다.

 

그 대 며칠간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정령 바질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리사의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 마스터! "

 

"어라, 바질? 어디에  갔었던거야?! "

 

" 바질,  마스터에게 기운나게  해주려고  뭔가  찾으러  갔어요! 그래서 지크씨에게 만들어달라고 하고 나서 이제 막 돌아왔어요! "

 

리사의 손 위에서 바질이 몸짓 손짓을 다하며 필사적으로 섦여했다.

 

의미를 모르겠는  점도 있었지만, 바질이 리사를 건강하게 해주려고 뭔가를 찾으러 가고, 그것으로  만든 것을 지크가 들고와준다, 라는 건 어찌저지 알았다.

 

" 지크 군이오는 건 오늘이야? "

 

"네 아침이찍 들고와 주겠다고  말했어요! "

 

" 에에! 아침 일찍? "

 

그렇다는 건 이미 왔을지도 모른다.

 

리사는 허둥대면 침대에서 뛰쳐나가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기 위해 세면장으로 달려갓다.

 

잠시 뒤 시녀인 마리가 찾아와 리사에게 손님이 있다며 주저하면서  전했다.

 

방으로 안내해달라고 전하고 나서, 리사는 소파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리사가 문을 열자, 거기엔 지크가 서  있었다.

 

" 어서와, 들어와도 괜찮아 "

 

지크는 안내해준 마리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나서, 방안으로 들어갔다.

 

전날 지크가  왔을때에 리사는 침대위에 있었지만, 오늘은 소파에 앉아 응대했다.

 

" 몸 상태는 어떤가요?  "

 

" 조금 나아진 것 같아 "

 

" 그렇습니까 "

 

지크는 안심했다는 듯 숨을 내쉬고  나서 천으로  만든 가방에서  천천히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뚜겅이 있는 깊이가 있는 도기였다.

 

" 바질 내 정령이 말했던 지크 군에게 부탁해서 만들어 달라고 했던게 그거야? "

 

" 네 "

 

" 그래요  마스터 "

 

리사는 눈 앞에  놓인 그것과 지크 바질의 얼굴을 번갈아봤다.

 

두사람 다 수긍했기에 도기의 뚜껑을  열었다.

 

" 이건... 리조또  "

 

" 그렇습니다 "

 

" 바질이 말이죠  루베루라는 먹으면 기운이  나는 풀을 숲에서 찾아와서 그걸 지크에게  요리해 달라고  한 거에요! "

 

그렇구나 일부러  숲을 찾으러 다면서 요 며칠간 없었던건거, 하고 리사는  납득했다.

 

" 둘이서 만들어 준거구나... "

 

지크는바질이 보이지 않는데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았는지 신경 쓰였지만, 분명 큰일이었을 거라며 리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지크에게서  스푼을  받아 두 사람에게서 재촉받은 채 리사는 살짝 한 입 먹었다.

 

들고오는 사이에 조금 식긴 했지만 아직 따뜻했다.

 

 

처음 치즈맛이 오고 그 뒤 조금 쓴맛, 마지막으로  밀크의 풍미가  났다. 

 

 

 

리조토가 부드럽게 입안에 흘러들어가는 감각과 넛츠의 와삭와삭거리는 식감을 즐긴 후 천천히 삼켰다.

 

"  조금은 쓰지만, 맛있어 둘다 고마워 "

 

그렇게  말하며 살짝 미소짓자, 지그시 리사의 반응을 살피고 있던 둘은 안심한 듯한 얼굴을 했다.

 

지금가지 식욕이 없었다는게 거짓말인 것처럼리조토는 막힘없이 리사의 위 속으로 사라져 갔다.

 

한 사람이 먹기엔 조금 많다고 생각된  리조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배가 가득찬 리사는 후우 숨을 내쉬고 나서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지크와 눈이 마주쳤다.

 

" 아, 미안 먹는데열중해  버려서 "

 

" 아뇨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

 

손님이 지크에게 차 조차 내오지 않았다는 것을 개달을 리사는 허둥대며 준비했다 .

 

그리고  차를끓인 후 다시금 마주보며  앉았다.  

 

바질은 루베루를 가지러  먼 곳까지  가서  지친 것  같았다.

 

리사의 무릎위에서 쿠울쿠울 콧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여러가지 폐를 끼쳐버렸네 미안해 지크군 "

 

" 리사씨에 대해선 걱정입니다만, 폐는 아닙니다  "

 

" 그래도 가게 큰일이었지? "

 

" 실은 마키니스 요리장에게 부탁해서 왕궁에서 요리사를 한 사람 빌렸습니다 "

 

" 에? 그랬어? "

 

" 네 키스씨가 어제부터 와주었습니다 "

 

" 키스군이... "

 

얼굴을 마주봐도 아무런 말을 나누지 않았던 두 사람이 카페의 주방에서 나란히 요리를 만들었다는 건 의외였다.

 

" 그렇지만 저  전혀  잘해낼 수  없어서.... 어제도 런치 세트를 한쪽만 남게 해버렸습니다. 제가 정한 메뉴를 보고 키스씨는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말을 들을 때까지 깨닫지 못해서... "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키스의 말을 솔직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다.

 

추욱 늘어져 깊게 반성하고 있는 것같았다.

 

" 리사씨의곁에서 제  나름대로  성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병문안을 왔을 때는 할  수 잇다고 생각했습니다. 리사 씨가 기운을 차려 돌아올때까지 카페를 지키겠다고.... 그렇지만, 자만이었습니다. 저는 키스씨에 비하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데다, 보이지 않는 것도 많고, 리사씨보다 연하입니다만, 적어도 업무에선 부탁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

 

평소와는 다르게 말 많은 지크가 밝혀온 마음은 리사의 가슴을 조여갔다.

 

말을 끝내고  자조하듯이 웃는지크에게 리사도 본의를 토로했다.

 

" 그렇게 소동이 일어났으니까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에드거 왕태자 전화와의 혼담이 있어. 어재서 내가? 라고 생각했지만 전하와 결혼한다면 여러가지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요리과에 대해서도 짐이 무거운데 새로운 종업원도 뽑아야하고.... 이대로 가게를 계속 해 내갈 수 있을까 고민했어.

 

그렇게 말하며 정면에 앉은 지크를 보자 그는 놀란 얼굴을 하고 잇었다.

 

" 제대로  말한 적은 없지만, 처음 카페를 열었을 때 내가 알고 있는 맛있는 요리를 알리고 싶어 라는 마음과 다른 사람에게 새롭게 만들어진 요리를 먹여주고  싶어 라는 마음이 양쪽이 있었어. 자신의 요리에  대해서 말이지, 만들고 있는 단계에서 어떤 맛이 될지 알고 있으니까 맛에 대한 감동이라던게 그런게  없었어....

물론 요리를 하는건 좋아하지만, 다름 사람이 만든 맛있는 요리를 먹는다는 경험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으니까, 왠진 덧없어져  버려서.... 거기에  무엇보다, 손님의 큰 기대를 굉장한 프레셔로  느꼈어... 요리과의 건도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냐 "

 

점차 감정이 흘러나오고 눈에는 눈물이 베어나왔다.

 

리사는 지크에게  우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양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 미안해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버려서 정말로  복에겨운 생각이지, 나. 손님은 돈을 내고 있는데도.... 맛있다고 말하며 먹어주는데도... "

 

자신이 카페를 시작했으면서 여러가지 너무 어중간했다.

 

요리과에 대한 것도  에드거 전하에 대한 것도  그랬다. 

 

 

선택지로 남긴 채 결국은 어느 쪽도  고르지 못한 것이다.

 

이야기를 했더니 그것을 다시금 자각했다.

 

지크도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고 나서 리사가 얼굴을 들자, 지크가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고 잇었다.

 

" 리사씨, 저로선 안되는 겁니까?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되고 싶습니다. 리사씨를 만족시킬 수 있는 요리인이,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뇨,  되겠습니다. 그러니 에드거 왕태자 전하가 아닌 저를 선택해주세요 "

 

리사 쪽으로  몸을 들이내밀듯이하며 지크가  말했다.

 

리사는 평소와 다르게 감정을 드려내는 그에게 놀라버렸다.

 

말을 끝낸 후 지크는 놀란 듯한 얼굴을 하면서 조금 뺨을붉혔다.

 

그리고 카페의 준비가 있으므로  라고 빠르게 말을 남기며 굳어있는 리사를 남겨둔 채 방을 나갔다.

 

잠시동안 있다가  겨우  그의 말의 의미를 이해한 리사는 급속히 얼굴을 빨갛게 하며  몸부림 쳤다.

 

ㅡㅡ에,에,에, 어떡해 이거 ..... 혹시 나 고백받은거야?!  

 

23살이나 되고 나서 사춘기의 소녀처럼 허둥대는 리사의 무릎위에서 쿠울 자고  있던 정령 바질이 굴러 떨어졌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일로 가득찬 리사가 그걸 깨닫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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