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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리사 씨가 부재입니까? "

 

그 무렵, 지크는 클로드가를 찾아갔다.

 

이전 리사에게  고백과 같은  말을  하고  도망치듯이 빠져나온것을 그는  굉장히  후회하고  있었다.

 

약해져 있는 리사에 대해, 기세에 맡겨 말해버린 이상, 변명하며  발뺌하기엔....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닌지는  모른 채, 이틀 간 번민하며  지내왔다.

 

그러나 내일부터 리사가 가게로 복귀한다고 듣고  그 전에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 네, 아가씨는 용건이  잇어 외출하셨습니다 "

 

" 그렇습니까... "

 

지크는 기세가  꺾여 실망하면서  왔던 길로 돌아갔다.

 

가게는 정기 휴일이었지만 딱히 예정도  없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했다.

 

그때, 카페에 일손을 빌려준 마키니스 요리장과 거기에 키스에게도 다시금 감사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며칠전에도 찾아갔던 왕궁의 주방.

 

곧 점심 전이라, 안은 요리사들이 바쁘게  움직여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크는  올 때를 잘 못 잡았구나, 생각해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그 때 뒤에서 들어본 적 있는 소리에  멈춰섰다.

 

" 어라, 지크잖아? "

 

" 키스 씨 "

 

돌어서자, 요리복을 입은 키스가 서 있었다.

 

" 무슨 용건이야? 아, 혹시 리사  아가씨를 따라온거야?  "

 

" 에,리사씨?  "

 

" 어라? 몰랐구나 리사 아가씨 지금 왕궁에 왔어. 그런 차림이었으니까. 왕태자 전하와 만나러 온게 아닐까? "

 

" 리사 씨가..? "

 

" 이대로  결혼해 버리는 거려나 "

 

ㅡㅡㅡ 리사가 왕태자 전하와 결혼하다.. ?

 

지크는 막연히 리사는 혼담을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녀는 거절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 저 실례하게.. "

 

" 잠깐 기다려! "

 

리사를 찾으러 가려고 하는 지크의 어깨를 키스가 잡았다.

 

" 그것보다, 오늘 굉장히 바빠서  말이지, 그러니 좀 도와줘 "

 

" 아뇨, 그렇지만 "

 

" 나도 카페를 도와줬으니까 응? "

 

그렇게 말하며 키스는 능글스레 웃었다.

 

뭔가 속셈이 있는 듯한 그 미소에 지크는 싫은 예감을 느껴 키스를 노려보았다.

 

 

그렇지만 카페를 도와준 것을 꺼내들고  온다면 거절할 수 없었기에, 그의 뒤를 딸 마지못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 조리장~ 일손 하나 추가요~~ "

 

" 일손이라니? 오, 넌 카페의 "

 

" 안녕하세요 "

 

마키니스 요리장은 키스의 뒤에 있던 지크의 모습을 보고 어째서 잇는 거냐 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을 했다.

 

지크는 그런 요리장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쟈켓을 벗고  셔츠의  소매를 접었다.

 

" 뭐, 도와준다니 고맙군 잘 부탁하지 "

 

마키니스는 그렇게 말하고서, 부하를 데리고  어디가로 가버렸다.

 

지크를 데리고  온 장본인인 키스도 이미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왕궁의 주방이라는 어웨이한 장소에 지크는 혼자 남겨져 버리고 말았다.

 

ㅡㅡㅡ 뭘 하고 있는 거지 난... 

 

 

지금 바로 리사의 곁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도와주기로 한 이상, 도망칠 수도 없었다.

 

리사 처럼 부드럽게  지시해주는 인간은 여기엔 없다.

 

일은 스스로 찾지 않으면 안되었다.

 

지크는 주방을 둘러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듯한 일을 찾아다녔다.

 

왕궁의 주방에선 왕족 뿐만이 아니라 왕궁에서 일하는 사람 전원의 식사를 만들고 있다.

 

수프계열, 주채 요리계열 부채 요리계열이라는 느낌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는 것 같았지만, 어느 계열도 바쁜 것 같았다.

 

 

문득 구석 방향을 보자, 손놀림이 불안한 요리사가 있었다.

 

주위는 척척 솜씨 좋게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신경 쓰여 곁으로  다가가 보자 그는 스폰지에  생크림을 바르고  잇었다.

 

직사각형의  쇼트 케이크를 만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크림은 균일하게 발라지지 않고  물결치고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든 수정하려고 시도하고 있었지만, 고친 후 다시 무너져 버려 끝이 없었다.

 

지크는 보다  못해 그에게서 팔레트 나이프를 뺏어들었다

 

" 잠깐 무슨 짓 "

 

" 잠깐 빌려줘 "

 

 

갑자기 도구를 빼앗겨서 놀란 그를 신경쓰지 않고  지크는 그 팔레트 나이프로 스폰지에  발라진 크림을 살짝 긁어 제거해갔다.

 

그것을 볼레 되돌리고  나서 거품기로 뒤섞기 시작했다.

 

" 저기, 어째서... "

 

" 생크림의 거품이 부족해 이 정도로는 아무리 해도 깨끗하게  바릴 수 없어 "

 

잠시동안 뒤섞으면서 거품기를 들어올리자 각이서고  그 끝이 조금 꺾였다.

 

그런 미묘하게  굳음이 이루어진 크림을 다시 스폰지의 위에 올렸다. 

 

" 우선 적당히 넓히고 나서 나이프의 칼의 각도와 힘의 강도를 일정하게 해서 표면을 가지런히 해. 천천히 하는 것보다는 어느정도 스피드를 내는 편이 좋아 "

 

말하면서 지크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림을 발라갔다. 

 

윗면이 가지런해지니, 이번엔 옆면 그펀지가 올려진 접시의 각도를 바꿔 가면서  균일하게 크림을 발라 넓혀갔다.

 

그때까지 의심스럽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그 요리사도, 그의 손놀림에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다 된 순간 지크는 아까 전 처럼 크림을 긁어내어 볼로 되돌려 버렸다.

 

엣!? 하고 놀라는 요리인에게 팔레트 나이프를 되돌려줬다.

 

" 한 번 해봐 "

 

지크의 말에  그 행동의 의미를 이해한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팔레트 나이프를 받았다.

 

그리고  지크가 한 것처럼 크림을 스펀지에 올렸다.

 

그의 모습을 보고  지크는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자신을 떠올렸다.

 

그런 지크를 조고  리사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리사는 우선, 회전체에 올려진 원형의 스폰지 위에 푹 적당한 양의 크림을 올렸다.

 

그것을  무너뜨리듯이 펼치며, 여분의 크림을 한번 볼로 되돌렸다.

 

그리고 그저 몇번 고르게 하고나서 윗면을 곧바로  평평하게 했다 

 

이번엔 측면에 올려진 크림에 부족한 양을 볼에서  더하며 나이프를 대고 그대로 회전대를 데구르르 삼회전 시켰다.

 

그러자 순식간에 측면의 스폰지는 숨겨져 버리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조금 튀어나온 부분을 팔레트 나이프로살짝 고치자, 예쁜 토대가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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